옛날, 큰아버지가 살았던 한국 대구에는
어린 시절 몇 번인가 가족들과 놀러 간 기억이 있다.
30∼40년도 더 전의 일이다.
길도 정비되어 있지 않아서
비가 오면 흙탕물 구덩이가 여기저기 생기는 그런 동네였다.
지금에야 고층 빌딩과 거대한 아파트가 늘어선
한국 유수의 대도시가 된 대구에도
옛날을 생각나게 하는 골목길이 아직 남아 있다.
골목길은 어딘가 향수를 느끼게 한다.
큰 길 모퉁이를 돌아서는 순간
「지금」의 거리가「 예전」의 동네로 변한다.
대문과 담장이 눈앞에 다가와서
구부러진 그 길에 끝이 어디로 통하게 될까하고
가슴 설레며 들뜨게 한 적도 있고
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은
불안을 느끼게 한 적도 있다.
그리고 골목길은 때로 사람의 마음에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.
좁은 길에서 사람과 사람이 마주쳤을 때
누군가는 길을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.
우산이라도 쓰고 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.
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면 자연스레 인사를 나누게 된다.
「인사는 마음의 문을 연다」고 하는데
골목길 또한 마음의 문을 열어 준다.
큰 길에서 한 걸음 안으로 들어가
골목길을 걸어 보는 건 어떨까?
데이비드 오오야마
* 한국어 번역: 김 은희