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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눈 내리던 날 ,

그 날은 아침부터 비가 왔다 .
마치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언이라도 하는 듯
차가운 비였다 .

이 비는 차츰 눈으로 바뀌어 ,
무언가의 화학반응으로 불꽃이 되었다 .

새빨간 불꽃은
순식간에 휴일의 고요한 공장을 뒤덮고 ,
모든 것이 폐기되어지기를 기다리는 결정의 덩어리로 변했다 .

그리고
모든 것이 끝났다 .

거기에는
지금까지는 본 적 없을 정도의
슬픈 풍경이 있었다 .

타버린 흔적의 열기에서 나오는 습한 증기가 얼굴에 엉겨 붙고
이상한 악취가 코를 찌른다 .
이런 비현실적인 현실 속에 몸을 두면
이제 그것에 거스르려고는 생각하지 않게 된다 .
나는 이 비현실적인 현실을 받아 들여 ,
결정의 덩어리로 전락한 것들과 ,
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임할 각오를 다지고 ,
카메라를 들었다 .

그리고 ,
그 진주 빛으로 빛나는 결정들의 단말마의 외침을 기록했다 .

그 때 ,
셔터음이라는 레퀴엠과
결정들의 단말마의 비명 소리는 ,
지금까지 들어 본 적 없는
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주하고 있었다 .

「이제 , 당신에게는 내디딜 수 밖에 없어 .
한 걸음 , 그리고 또 한 걸음 .
이 똑같은 한 걸음을 반복 할 수 밖에」


데이비드 오오야마

* 한국어 번역: 김 은희